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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증의 희극
    좋은 글 2019. 8. 14. 13:02

    1. 조상들

     우리는 어버이 또 어버이다.
    또 그 어버이들!
    달님과 풀잎의 차가운
    이슬에 젖어
    정성 깃들인 이 포도주
    거짓없이 이 세상에서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까? 그야 마시는 일이지.

    우리는 이 고장 토악이이고
    너의 어버이의 어버이들이다.
    버드나무 그늘의 어두운 물.
    저걸 보라. 미끄럽고 축축한 성벽을 둘러싼 도랑을.
    우리들의 지하 창고에 내려가봐
    젖과 사과주는 뒤로 돌린다.

    나, 그럼 소들이 거기서 물마시러 가는 것처럼
    우리는 너의 어버이의 어버이들이다.
    자, 마시게, 어서 마셔.
    찬장의 술들을, 흔하게 볼 수 없는
    커피 차들이 주전자 속에서 끊고 있다.

    그림을 보라, 꽃을 보라.

    우리도 무덤이 싫어졌다.

    나, 아아 어느 항아리도 죄다 비어버리고 싶구나!



    2. 혼

    영원한 물의 요정이여,
    맛좋은 물을 나누어주라.

    창공의 누이 비너스여,

    맑게 펼쳐지는 물결을 치게 하라.

    노르웨이의 방랑하는 유태인이여,
    눈의 이야기를 해다오

    사랑하는 옛 유형인이여,
    바다의 애기를 해다오.

    나 안되, 더 이상 청량음료도
    컵에 피는 물의 꽃들도
    전설도, 아름다운 모습도
    아무런 보탬도 되지 않는다.

    노래하는 이여! 그대의 영세 대자의
    미칠 듯한 나의 목마름
    절망하고 침식하는 입 없는
    친밀한 칠두사



    3. 친구들

    바닷가에 넘치는 수많은 물결
    오너라, 그것은 술이다.
    보라. 천연의 비테르 술이
    높은 ㅅ나에서 굴러오는구나!

    순례하는 현인들이여,
    푸른 기둥마냥 줄을 서서
    압생트 술을 받으시오.
    나, 그런 풍경은 아무래도 좋다.
    친구여, 대체 취한다는 건 어떤 일인가?
    연못가에 가랑낮아 썩어가는 것이,
    나에겐 어지간히 어울리니까,
    더러운 진창 밑에 깔려
    부목과 함께 떠 있는 것이.



    4. 가난한 자의 몽상

    아마, 그런 밤이 나를 기다려주리라.
    어느 고도의 한 구석에서 조용히 술잔을 들고,
    더욱 즐겁게 죽어갈
    그러니까 난 끈기 있게 살아야지

    내 불행이 좀 가셔지고
    언젠가 돈이 좀 생기면
    북쪽나라에 가볼까
    아니면 포도열매가 풍성한 나라에
    아아! 몽상하는 건 덧없는 짓이지.

    그러니까 그것은 순수한 상실이지
    비록 내가 다시 한 번
    얫날의 여행자가 될지라도
    풀빛 여관이 내 앞에 나타나 활짝
    맞이해주리라고 생각지 않는다.



    5. 결론

    들판 안에서 떨고 있는 푸른 비둘기도,
    뛰어가 밤을 보는 짐승도
    물에 사는 짐승도, 가축도
    마지막 살아남은 나비도! .. 모두가 목말라 있었다.

    그러나 목적도 없는 구름이 엷어져 용해하면
    오오! 상쾌하게 하는구나!

    새벽빛이 이 숲을 비추는
    축축한 제비
    꽃에서 숨져갈 수 있다면!


    1872년 5월.. 랭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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