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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물
    좋은 글 2019. 8. 14. 13:03

    새들과 양떼, 마을 처녀로부터 멀리 떨어져
    정다운 개암나무 숲에 쌓인 히드 황야에서 무릎 끊고
    훈훈한 초록색 오후의 안개 속에서
    나는 술을 마셨다.

    이 어린 와즈 강에서 내 무엇을 마실 수 있었으리?
    소리 없는 느룹나무, 꽃 없는 잔디, 흐린 하늘이여!
    토란색 호리병에 다라 마시는 술은
    맛도 없는 이 노란색 술은 땀이 될 뿐

    이처럼 나는 주막의 역겨운 선전간판이 되었네
    이윽고 저녘에 폭풍우가 하늘을 바꾸었고
    그리고 사방은 호수와 말뚝과 창백한 밤하늘에 늘어선 주랑
    강나루가 어두운 나라가 된다.

    숲의 물은 순수한 모래에 스며들고
    하늘에서, 바람은 늪에 유빙을 던졌다.
    그런데 나는 황금과 진주의 채취자처럼
    마시는 고뇌는 없었노라고 큰소리쳤던 것이다.


    1872년 5월
    -랭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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