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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의 군기
    좋은 글 2019. 8. 14. 13:03


    흔들려 바스락거리는 보리수 나뭇잎 그늘에,
    사슴을 쫓는 각적소리는 아득히 멀어진다.
    그러나 까치밥나무 숲속에서 영혼의 노랫소리가 
    바람에 흩날린다.
    내 피도 현관 속을 줄달음친다.
    여기에는 또 뒤얽히는 포도넝쿨.
    하늘은 천사처럼 이쁘고
    창공과 파도는 서로 공감한다.
    나가자꾸나. 비록 빛이 나를 축복한다 해도
    나는 이끼 위에서 죽으리라.
     
    인내하는 일, 지긋지긋한 일
    그것도 어렵지 않은 일이다. 쳇 얼마나 부질없는 걱정인가
    그 드라마틱한 여름이 행운의 수레에
    나를 비끌어 매어주기를 바란다.
    오오, 자연이여, 그대 손에 되도록 많이 안겨서
    아아! 덜 외롭고, 덜 가치없이! 죽으리라
    웃기는 일이지만 목동들까지도
    세상 사람들에 의해 거의 죽어가다니
     
    계절이 진정 나를 마멸시키기를 바라노라.
    오오, 그대, 자연이여, 나는 나를 그대에게 되돌려준다.
    내 배고픔도, 갈증도 모두 함께
    그런데 그대 원한다면 먹고 마시게 해주리라.
    착각을 일으키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태양에게도 어버이들에게도 그것은 웃음거리지만
    그러나 나에겐 진지한 말이다.
    이 몸의 불은이여 자연스럽게 되거라.
     
     
    1872년 5월
     -랭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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